한나라당 (141명)

  • 강길부
    강길부
    한나라당
    울산 울주군
  • 강명순
    강명순
    한나라당
    비례대표
  • 강석호
    강석호
    한나라당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
  • 강성천
    강성천
    한나라당
    비례대표
  • 강승규
    강승규
    한나라당
    서울 마포구갑
  • 고승덕
    고승덕
    한나라당
    서울 서초구을
  • 고흥길
    고흥길
    한나라당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
  • 구상찬
    구상찬
    한나라당
    서울 강서구갑
  • 권경석
    권경석
    한나라당
    경남 창원시갑
  • 권성동
    권성동
    한나라당
    강원도 강릉시
  • 권영세
    권영세
    한나라당
    서울 영등포구을
  • 권택기
    권택기
    한나라당
    서울 광진구갑
  • 김기현
    김기현
    한나라당
    울산 남구을
  • 김동성
    김동성
    한나라당
    서울 성동구을
  • 김무성
    김무성
    한나라당
    부산 남구을
  • 김선동
    김선동
    한나라당
    서울 도봉구을
  • 김성동
    김성동
    한나라당
    비례대표
  • 김성수
    김성수
    한나라당
    경기 양주시 동두천시
  • 김성조
    김성조
    한나라당
    경북 구미시갑
  • 김성회
    김성회
    한나라당
    경기 화성시 갑
  • 김세연
    김세연
    한나라당
    부산 금정구
  • 김소남
    김소남
    한나라당
    비례대표
  • 김영선
    김영선
    한나라당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 김영우
    김영우
    한나라당
    경기 포천시 연천군
  • 김옥이
    김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 김장수
    김장수
    한나라당
    비례대표
  • 김정권
    김정권
    한나라당
    경남 김해시갑
  • 김정훈
    김정훈
    한나라당
    부산 남구 갑
  • 김태원
    김태원
    한나라당
    비례대표
  • 김태호
    김태호
    한나라당
    경남 김해시을
  • 김태환
    김태환
    한나라당
    경북 구미시 을
  • 김학송
    김학송
    한나라당
    경남 진해시
  • 김학용
    김학용
    한나라당
    경기 안성시
  • 김형오
    김형오
    한나라당
    부산 영도구
  • 김호연
    김호연
    한나라당
    충남 천안시을
  • 나성린
    나성린
    한나라당
    비례대표
  • 남경필
    남경필
    한나라당
    경기 수원시 팔달구
  • 박근혜
    박근혜
    한나라당
    대구 달성군
  • 박대해
    박대해
    한나라당
    부산 연제구
  • 박민식
    박민식
    한나라당
    부산 북구·강서구 갑
  • 박보환
    박보환
    한나라당
    경기 화성시을
  • 박상은
    박상은
    한나라당
    인천 중구동구옹진군
  • 박순자
    박순자
    한나라당
    경기 안산시 단원구을
  • 박영아
    박영아
    한나라당
    서울 송파구 갑
  • 박종근
    박종근
    한나라당
    대구 달서구 갑
  • 박준선
    박준선
    한나라당
    경기 용인시 기흥구
  • 박진
    박진
    한나라당
    서울 종로구
  • 배영식
    배영식
    한나라당
    대구 중구남구
  • 배은희
    배은희
    한나라당
    비례대표
  • 백성운
    백성운
    한나라당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 서병수
    서병수
    한나라당
    부산 해운대구기장군 갑
  • 서상기
    서상기
    한나라당
    대구 북구을
  • 손범규
    손범규
    한나라당
    경기 고양시덕양구갑
  • 손숙미
    손숙미
    한나라당
    비례대표
  • 송광호
    송광호
    한나라당
    충북 제천시단양군
  • 신영수
    신영수
    한나라당
    경기 성남시 수정구
  • 신상진
    신상진
    한나라당
    경기 성남시 중원구
  • 신지호
    신지호
    한나라당
    서울 도봉구갑
  • 심재철
    심재철
    한나라당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을
  • 안경률
    안경률
    한나라당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 을
  • 안상수
    안상수
    한나라당
    경기 의왕시·과천시
  • 안홍준
    안홍준
    한나라당
    경남 마산시 을
  • 안효대
    안효대
    한나라당
    울산 동구
  • 원유철
    원유철
    한나라당
    경기 평택시 갑
  • 원희목
    원희목
    한나라당
    비례대표
  • 유기준
    유기준
    한나라당
    부산 서구
  • 유일호
    유일호
    한나라당
    서울 송파구을
  • 유승민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 동구 을
  • 유정복
    유정복
    한나라당
    경기 김포시
  • 유정현
    유정현
    한나라당
    서울 중랑구 갑
  • 유재중
    유재중
    한나라당
    부산 수영구
  • 윤상현
    윤상현
    한나라당
    인천 남구 을
  • 윤석용
    윤석용
    한나라당
    서울 강동구을
  • 윤영
    윤영
    한나라당
    경남 거제시
  • 윤진식
    윤진식
    한나라당
    충북 충주시
  • 이두아
    이두아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명규
    이명규
    한나라당
    대구 북구 갑
  • 이범관
    이범관
    한나라당
    경기 이천시·여주군
  • 이범래
    이범래
    한나라당
    서울 구로구갑
  • 이병석
    이병석
    한나라당
    경북 포항시 북구
  • 이사철
    이사철
    한나라당
    경기 부천시 원미구 을
  • 이상권
    이상권
    한나라당
    인천 계양구을
  • 이상득
    이상득
    한나라당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 이성헌
    이성헌
    한나라당
    서울 서대문구갑
  • 이애주
    이애주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영애
    이영애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윤성
    이윤성
    한나라당
    인천 남동구 갑
  • 이은재
    이은재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인기
    이인기
    한나라당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 이정선
    이정선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정현
    이정현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종구
    이종구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종혁
    이종혁
    한나라당
    부산 부산진구을
  • 이주영
    이주영
    한나라당
    경남 마산시갑
  • 이진복
    이진복
    한나라당
    부산 동래구
  • 이철우
    이철우
    한나라당
    경북 김천시
  • 이춘식
    이춘식
    한나라당
    비례대표
  • 이한구
    이한구
    한나라당
    대구 수성구 갑
  • 이학재
    이학재
    한나라당
    인천 서구 강화군갑
  • 이한성
    이한성
    한나라당
    경북 문경시 예천군
  • 이해봉
    이해봉
    한나라당
    대구 달서구 을
  • 이혜훈
    이혜훈
    한나라당
    서울 서초구 갑
  • 이화수
    이화수
    한나라당
    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 임동규
    임동규
    한나라당
    비례대표
  • 장제원
    장제원
    한나라당
    부산 사상구
  • 장윤석
    장윤석
    한나라당
    경북 영주시
  • 전여옥
    전여옥
    한나라당
    서울 영등포구 갑
  • 전재희
    전재희
    한나라당
    경기 광명시을
  • 정갑윤
    정갑윤
    한나라당
    울산 중구
  • 정두언
    정두언
    한나라당
    서울 서대문구 을
  • 정미경
    정미경
    한나라당
    경기 수원시 권선구
  • 정몽준
    정몽준
    한나라당
    서울 동작구을
  • 정수성
    정수성
    한나라당
    경상북도 경주시
  • 정양석
    정양석
    한나라당
    서울 강북구 갑
  • 정옥임
    정옥임
    한나라당
    비례대표
  • 정진섭
    정진섭
    한나라당
    경기 광주시
  • 조문환
    조문환
    한나라당
    비례대표
  • 조원진
    조원진
    한나라당
    대구 달서구 병
  • 조윤선
    조윤선
    한나라당
    비례대표
  • 조전혁
    조전혁
    한나라당
    인천 남동구 을
  • 조진래
    조진래
    한나라당
    경남 의령군함안군합천군
  • 조해진
    조해진
    한나라당
    경남 밀양시·창녕군
  • 주광덕
    주광덕
    한나라당
    경기 구리시
  • 주성영
    주성영
    한나라당
    대구 동구갑
  • 주호영
    주호영
    한나라당
    대구 수성구 을
  • 진성호
    진성호
    한나라당
    서울 중랑구을
  • 진수희
    진수희
    한나라당
    서울 성동구갑
  • 차명진
    차명진
    한나라당
    경기 부천시 소사구
  • 최경환
    최경환
    한나라당
    경북 경산시·청도군
  • 최경희
    최경희
    한나라당
    비례대표
  • 최구식
    최구식
    한나라당
    경남 진주시갑
  • 최병국
    최병국
    한나라당
    울산 남구 갑
  • 한기호
    한기호
    한나라당
    강원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
  • 한선교
    한선교
    한나라당
    경기 용인시수지구
  • 허원제
    허원제
    한나라당
    부산 부산진구갑
  • 허태열
    허태열
    한나라당
    부산 북구 강서구을
  • 허천
    허천
    한나라당
    강원 춘천시
  • 홍일표
    홍일표
    한나라당
    인천 남구 갑
  • 홍준표
    홍준표
    한나라당
    서울 동대문구 을
  • 황우여
    황우여
    한나라당
    인천 연수구
  • 황진하
    황진하
    한나라당
    경기 파주시

한나라당 외 정당 의원(10명)

  • 김용구
    김용구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 김정
    김정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 김혜성
    김혜성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 노철래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 송영선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 이영애
    이영애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 이인제
    이인제
    자유선진당
    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
  • 이회창
    이회창
    자유선진당
    충남 홍성군예산군
  • 윤상일
    윤상일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 조순형
    조순형
    자유선진당
    비례대표

반대(7명)

  • 권선택
    권선택
    자유선진당
    대전 중구
  • 김낙성
    김낙성
    자유선진당
    충남 당진군
  • 류근찬
    류근찬
    자유선진당
    충남 보령시 서천군
  • 심대평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공주시연기군
  • 이진삼
    이진삼
    자유선진당
    충남 부여군 청양군
  • 임영호
    임영호
    자유선진당
    대전 동구
  • 황영철
    황영철
    한나라당
    강원 홍천군 횡성군

기권(12명)

  • 김광림
    김광림
    한나라당
    경북 안동시
  • 김성식
    김성식
    한나라당
    서울 관악구 갑
  • 김성태
    김성태
    한나라당
    서울 강서구 을
  • 김재경
    김재경
    한나라당
    경남 진주시 을
  • 성윤환
    성윤환
    한나라당
    경남 진주시 을
  • 신성범
    신성범
    한나라당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
  • 여상규
    여상규
    한나라당
    경남 남해군하동군
  • 이용경
    이용경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 임해규
    임해규
    한나라당
    경기 부천시 원미구 갑
  • 정태근
    정태근
    한나라당
    서울 성북구 갑
  • 정해걸
    정해걸
    한나라당
    경북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 현기환
    현기환
    한나라당
    부산 사하구 갑
,
근 6년을 끌어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행법안이 미의회에 상정되었다. 나는 그동안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유를 드물지 않게 밝혀왔다. 하지만 이행법안이 상정된 이 시점에서 그것은 또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아무리 생각해도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나는 다음을 들겠다.

심각하게 잘못된 협상

첫째, 한·미FTA는 심각하게 '잘못된 협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협상에 참여한 관료들은 이를 두고 '이익의 균형' 운운하고 또 '잘 된' 협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개시직후 정부측이 국회에 제출한 협상목표와 일년 뒤의 협상결과를 비교해서 전수조사해 본 결과로는 심각한 '이익의 불균형' 협상이었다. 백개가 훨씬 넘는 쟁점 가운데 우리측 협상목표가 관철된 비율은 약 7%, 미국측은 약 82%다. 나머지는 대략 나눠가졌다. 여기에다 작년 12월의 재협상 결과까지를 감안하면 이익 불균형은 훨씬 심각해 진다. 게다가 최근 폭로된 <위키리크스> 문건을 살펴볼 때, 우리측 협상대표들이 과연 이른바 '국익'을 위해 협상했는지조차 의문이다. 이들 중 '경제 저격수(hitman)'가 없는지 따져 볼 일이다.

둘째, 한·미FTA는 불평등협정이기 때문이다. 국회통외통위 수석전문위원이 펴낸 한·미FTA 비준동의안 검토보고서를 참조해 보면, 협정문내 한미간 일방의무조항의 개수가 나온다. 일방의무라 함은 말그대로 체약국(상호 조약을 맺은 나라)의 어느 일방만 준수해야할 법적 의무를 말한다. 한미간 비율은 8:1이다. 우리와 함께 이행법안이 미의회에 같이 제출된 파나마의 경우 1.5:1, 콜롬비아의 경우 3.5:1 이다. 이미 발효중인 호주의 경우는 오히려 미국이 더 많은 0.8:1이다.

한·미FTA는 미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모든 FTA를 통틀어 미국에 가장 유리한 협정이다. 더군다나 미 행정부가 이번에 의회에 제출한 '한·미FTA 이행법안'을 보면, 제102조 c항에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한·미FTA를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한다. 미국 정부의 조처에 대해 한-미 협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미국 투자자는 한국정부를 상대로 투자자-정부제소제(ISD)에 따라 마음껏 제소할 수 있다.

협정의 국내법적 지위도 우리의 경우 기존 법에 우선하지만, 미국 이행법안 제102조 a항에서 "미국 연방법과 충돌하는 한-미 협정의 규정이나 적용은 효력이 없다", "협정과 어긋난다고 주법의 규정이나 적용을 무효로 선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법을 포함 미국내법이 우선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의 경우 23개의 법률이 개폐되어야 하고,얼마나 많은 지방조례가 여기에 해당되는지 알 수도 없다.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놓고 여야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주간지에 난 한미FTA 관련 기사를 보고 있다. 이날 여야는 협의를 통해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연기했다. ⓒ뉴시스

경제효과 없다

셋째, 한·미FTA의 경제효과는 없거나 있다 해도 매우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부측은 한·미FTA 경제효과가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5.66%에 달하고, 일자리가 35만 개 증가하고,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며, 우리 무역수지 흑자가 증가할 거라고 했다. 지난 수년간 이를 놓고 정부측과 셀 수 없는 논쟁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정부측의 이 추정치가 조작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과장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정부측과 동일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우리측이 추정해 보았을 때, 한·미FTA 경제효과는 연 GDP의 0.008%~0.013%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경제 규모에서 볼 때 거의 무시할 수준이라는 말이다. 여기에 연동된 고용효과는 마찬가지로 없거나 무시할 만한 양이며, 외국인 투자증대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무역수지가 끊임없는 논란거리였다. 분명한 한 가지는 대미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측과 우리측이 같이 사용하는 연산가능일반균형(CGE)모형으로 추정했을 때 거의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를 감추기 위해 정부측은 무역수지를 추정하기 위해 CGE 모형을 사용하는 데도, 대신 '산업별 합산'이라는 '꼼수'를 사용해 무역수지흑자 증가를 억지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만들어 내었다.

넷째, 2010년 12월의 한·미FTA 재협상으로 인해 한·미FTA는 더욱 더 잘못된 협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년동안 정부측은 "재협상은 없다", "점 하나도 못바꾼다"고 말해왔다. 결과적으로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한 셈이다. 이 재협상조차도 처음에는 '잘 된 협상'이라고 말하다 여론의 질타를 받고 말을 바꾸었다.

재협상의 핵심은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년의 시간을 유예해 주고, 미국의 자동차 비관세장벽을 대폭 강화한 데 있다. 그 대가로 받아 온 것은 있으나 없으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거나 눈가리고 아웅하기 위한 것들 뿐이다. 미국 자동차관세 2.5% 즉시 철폐 댓가로, 완벽하게 털어내 주었던 우리의 비관세 장벽해제는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재협상을 통해 한국 자동차 비관세장벽의 해체는 더욱 완벽해 졌을 뿐이다.

다섯째, 한·미FTA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불안하게 만들고, 이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미 상품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현재의 속도대로 악화된다면, 대미 경상수지는 낙관할 수 없게 된다. 2010년 기준 대미 경상수지는 약 64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상품수지가 12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서비스수지는 123억 달러 적자인데 대미 투자배당금을 의미하는 본원소득수지가 약 70억 달러 흑자를 나타낸 결과다.

여기서 상품수지흑자는 10년전인 2001년 약100억 달러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는 2001년 -25억 달러와 비교해 약 5배 증가해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한·미FTA의 최대 피해산업 중 하나가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서비스산업이라고 볼 때, 이는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그런데 경상수지 적자는 금융위기와 불가분의 관계다. 지난 미신용등급 하락 이후 증시폭락 당시 금융위 관계자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외국 투자자들은 곧바로 우리나라의 외채 상환능력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결국 은행 부문의 외환건전성을 문제 삼아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가 벌어지곤 했다"며 "1997년, 2003년, 2008년 모두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던 때"였다. (<연합뉴스>, 2011년 8월 7일)

재벌을 위한 협정

▲6일 농어민단체가 서울 여의도에서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 농어민 결의대회'를 열어 한미FTA에 반대하는 행진대회를 가졌다. ⓒ프레시안(최형락)
여섯째, 한·미FTA는 수출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을 '외국계 투기자본의 현금인출기(ATM Korea)'라고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해 아시아에서도 가장 높다는 데에 있다.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개방되어 있다는 말이다. 한·미FTA는 이 경향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든다. 단적으로 투자자-정부 제소제나 역진방지 메커니즘(래칫조항) 등으로 인해 ATM Korea는 항구화될 위험에 처하게 되고, 한국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호구'가 될 뿐이다.

일곱째, 한·미FTA는 양극화를 심화시켜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불안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한·미FTA가 없이도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3%에서 2009년 32%로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00만 달러 미만 수출업체 비중(금액기준)도 2000년 2.8%에서 2009년 1.5%로 낮아졌다고 분석된다. 한·미FTA는 수출기업 대 내수 기업,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양극화를 현저하게 심화시킬 것이다. 이 때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하청계열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소위 '동반성장'은 구호로만 그칠 것이다.

한·미FTA를 통해 독점재벌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됨은 너무나 당연하다. 사실 한·미FTA의 거의 모든 것은 자동차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자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우'를 범한 셈이다. 이는 고도성장기의 정경유착과는 다른, 세계화시대 재벌과 국가사이의 새로운 유형의 정경유착에 다름 아니다. 이로써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공고하게 구조화될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여덟째, 한·미FTA는 정의롭지 못한 협정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을 위해 농업은 말할 것도 없고, 상당수의 중소 제조업체, 대부분의 서비스업지적 재산권의약품산업 등이 FTA의 희생양이 되었다. 보상은 어음으로 주어졌고, 결제일은 아무도 모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동차를 위해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발상이다. 그리고 그 자동차산업의 기대이익도 한국차의 미국 현지생산비율이 이미 절반에 달하는 조건에서 그저 불확실하거나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일자리의 해외유출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미FTA는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전혀 정의롭지 않은 협정이다.

아홉째, 한·미FTA 협정문에 내장된 독소조항 때문이다. 한·미FTA 협정문은 한마디로 독소조항의 보고다. 그 수많은 독소, 문제조항 중 으뜸은 투자자-정부 제소제다. 물론 여기에 역진방지조항(래칫), 네거티브 리스트, 허가-특허연계조항, 미래의 최혜국대우(MFN), 자동차부문의 스냅백 조항, 인터넷 사이트 폐쇄, 금융세이프가드 조항, 개성공단 조항, 투자부문 입증책임 조항 등도 그 중요도에 있어 뒤지지 않는다. 이 모두가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의 이른바 '정책공간(policy space)'을 제약, 위축시켜 공공성의 구현에 장애를 발생시킬 것이다.

재검토 필요

결국 애초 절차정당성조차도 충족하지 못한 채 출발한 한·미FTA는 '국익'을 어떻게 정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그 핵심에 있어 전형적인 '이익의 불균형' 협상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조건에서, 지금과 같은 형태'의 FTA는 디폴트 상태에서 재검토하거나,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게 가장 소망스러운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우선 통상절차법을 제정하고, 통상이 가지는 그 막대한 비중에 비추어 국민적 합의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통합적이고 복지친화적인 통상정책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통상교섭본부 등과 같은 통상정책결정 과정도 재검토해야 하며, 이에 대한 제도적 대안도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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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똑똑똑](36) 영화 ‘도가니’ 원작소설 쓴 공지영

“한줌도 안되는 권력층 횡포에 분노… 나도 영화보며 울었다”

경향신문 박경은 기자 입력 2011.09.27 20:32 | 수정 2011.09.28 03:22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광주



공지영(48)이란 이름은 당대의 보통명사다. 이 시대에 그의 이름 앞에서 자유로운 이가 얼마나 될까. 그의 날카로운 펜끝에서 생산된 소설과 영화, 에세이가 독자와 관객을 울고 웃게 한다. 나에게 공지영은 예쁘고 글 잘쓰지만, 술 마시면 한 얘기를 또 하는 '동네누나'였다. 적어도 며칠 전 누나의 초대로 영화 < 도가니 > 의 시사회에 가서 펑펑 울기 전까지는 그랬다. 


몇년 전 지방의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벌어졌던 성폭행 사건을 다룬 공지영의 소설 < 도가니 > 를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면서 전국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이 때문에 지영이 누나의 트위터는 불이 났다. 수많은 멘션이 밀려들고, 누나 역시 그 사건과 관련된 각종 자료며 기사, 이야깃거리들을 하루종일 트윗, 리트윗하느라 바쁘다. 

공지영 

"무대인사 갔을 때 공유 옆모습을 봤더니 그리스 조각이야. 연기도 감동적이었는데 잘생기기까지 했어." 
김제동 "누나, 나도 조각상 중에 뭐 없을까?" 
공지영 "그리스 신들이 탄 수레 끄는 사람도 있어." 
김제동 "아이구, 됐어요. 이래서 난 잘생긴 데다 개념까지 있는 사람들은 짜증나. 조국 교수처럼 말야. 뭐 하나 부족한 게 있어야 인간미도 있는 거지." |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공개적으로 소감도 많이 밝혔겠지만, 막상 영화보고 나니 느낌이 어때요? 

"확실히 영상으로 표현되는 게 장난이 아니야. 강렬하고 무섭다는 걸 느꼈어요. 나도 작품 쓰면서 꽤 많이 감정이입하고 썼는데 영화를 보니 훨씬 더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받는 충격은 더 클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성추행, 성폭행이란 단어를 별 생각 없이 말하잖아. 그런데 아이가 화장실에서 당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게 얼마나 끔찍한 범죄인지…. 그 중대성을 몰라요." 

-성폭행과 함께 이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구조적 비리가 다 드러나잖아요.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계층이동이 심했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멈췄지. 그게 1990년대 중반인 것 같아요. 이후엔 공고화가 진행된거고. 중하층이 상류층으로 진입하려는 것을 상류층이 막잖아요." 

-사다리를 걷어차는 거네요. 

"그렇죠. 자기끼리 혼인하고 인맥, 혈연을 중심으로 뭉치는 것이 가열차게 진행된 거죠. 내가 이 책을 2년 전에 냈는데, 구상하고 쓰는 동안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연행되고 미네르바가 구속됐어요. 용산참사가 일어나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돌아가셨고. 사회가 그렇게 형편없이 무너져 가고 있던 차에 이 영화로 뚜껑을 여니까 '도가니'가 지방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 대한민국에 퍼져있다는 게 확인된 거죠. 한줌도 안되는 권력층의 횡포와 부패는 더 심해지고 있는 거고. 나도 보면서 화가 나고 눈물이 많이 났어요." 

-제가 두 칸 옆에서 봤는데 많이 우시던데. 

"연기도 너무 잘해. 공유씨도 다른 배우도 마찬가지고. 얼마나 절절하게 연기하는지 느껴져요." 

-원작이 좋았기 때문 아닐까요?. 

"그렇게 말해주면 좋지." 

-영화를 보면서 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고민하게 돼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하고. 

"그 이야기로 내 트위터 멘션이 몽땅 채워졌어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일에 눈감고 살지 않겠습니다' 하고 말이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어디선가 저런 아이들이 짓밟히고 있다는 걸 깨닫고 미안한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어머, 세상에 저런 일이 있었네' 하고 느끼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다들 너무 잘 알고 있던 일인데 그냥 외면하고 있었던 거죠." 

▲ "짓밟히는 약자들 목격… 나도 곧 저렇게 되겠구나 
사람들에게 일깨워줬지" 
"현실에서 얻은 상처가 안으로 쌓이고 쌓이다가 영화를 보면서 표출되는 거네요." - 김제동 


-영화 만드는 과정도 힘들었다던데요. 

"원작을 사간 제작사가 무척 가난하고 힘든 회사였어요. 그분들은 내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뭉쳐 있더라고. 그래서 대기업을 물리치고 그분들에게 줬는데, 제작과정에서 자금을 못 구해서 어려움을 겪었어요. 나한테 준 원작료도 다 빚이었을 텐데. 공유도 톱스타인데 미안했지. 천신만고 끝에 CJ 한자락을 잡아서 촬영이 개시돼 나름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제작사가 영화를 찍는 내내 주변에서는 냉소했었나봐. 요즘같이 먹고 살기 힘든데 누가 저런 불편한 걸 보느냐고. 고사를 지내러 갔다가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죠. 스태프, 배우 모두 이런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봉사하다시피 참여했더라고." 

-일종의 재능기부처럼 만든 거네요.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촬영했어요. 영화 외적인 분위기는 별로였지만. 게다가 제작보고회에 기자들도 거의 안왔대요. 그런데 막상 언론시사회로 뚜껑을 열었더니 분위기가 확 바뀐 거죠. 입소문 나고. 예매를 시작하고 나니 결과도 놀랍고. 더 놀라운 건 사람들이 '이 영화는 전국민이 꼭 봐야 한다'고 홍보를 한다는 거예요." 

-왜 그럴까요? 

"내가 보기엔, 약자들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당하는 것을 본 거죠. 모르던 게 아니라 외면하고 있던 것. 게다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봐요. 이 정부 들어 특히 심해지고 있는데, 이처럼 약자가 당하는 것이 남의 일이 아닌 거죠. 나도 곧 저렇게 짓밟힐 수 있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영화가 일깨워줬다고 할까. 사람들은 그래요. 부자들은 저 영화 안볼 거라고. 가난한 사람들은 보고 분노할 테고. 어쨌든 사람들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남의 눈을 의식하니 위선이나 꼼수도 부리는 거죠. 당장 분노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 이제 너희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 겁니다." 

-현실에서 얻은 상처가 안으로 쌓이고 쌓이다가 영화를 보면서 표출되는 거네요. 

"사실 이 작품을 쓸 때는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현실을 겪으면서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감정이입을 하는 것 같아요. 원래 개봉은 지난해 이맘 때쯤이었는데 제작비 때문에 이번에 개봉된 거고. 그 1년 사이에 부패의 늪은 더 깊어졌고 우리의 무력감은 심해졌죠. 오히려 늦어진 게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하늘의 배려일 수도 있고. 영화가 제작과정부터 잘 나갔다면 이런 일은 없었겠죠." 

-1년 사이에 불안감과 무력감이 더 커진 거네요. 

"내가 요 몇년새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화가 날까 생각해봤어요. 민주주의의 후퇴니 뭐니 하는데 핵심은 이거지. 지금 권력은 약자를 끝까지 짓밟아. 용산부터 시작해서 김진숙, 유성기업, 쌍용 등 모든 게 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이 싸운다고 쳐봐요. 플라이급이 덤비면 헤비급이 한대 뻥 찰 수 있어. 와서 또 덤빈다고 해도 한대 쥐어박고는 '까불지 마라' 이러고 상대를 안하죠. 그게 무림의 세계에서도 자연스러운 건데 지금 권력이 하는 것을 봐요. 약한 사람이 잽을 한번 날렸다는 이유로 가루가 될 때까지 밟아. 항복은 물론이고, 관전자들이 잔인해서 못 보겠다고 할 때까지 곤죽을 만들어요. 그게 지난 몇년간 반복됐어. 매일 그런 뉴스를 접하게 되고. 아마도 현실의 그런 모습이 < 도가니 > 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한 거죠. 소설을 쓸 때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의도는 없었어요." 

-다들 무력감과 공포심에 빠져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모두가 함께 느끼고 있음을 확인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서로에게 힘이 된다고 느끼는 거죠. 다 함께 가서 봐야 할 영화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고. 

"트위터 멘션에 이런 글이 왔어요. 밤 12시인데 좌석이 반 넘게 찼어요, 일요일 오전 11시인데도 매진이에요, 이런 식으로. 이런 걸 왜 알려주겠어요. 나 혼자만이 아니구나, 우리가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 거죠." 

-사실 그동안 우리 모두 사회의 문제에, 남의 일에 눈감고 살았던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한 관심만이 우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가 일깨워주고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하는 거죠. 

"우리가 지난 10년간 너무 무장해제를 했어요. 사회의식의 무장해제. 역사의 반동은 반드시 온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하잖아요. 또 의혹이 있어도 경제만 잘 되면 좋다고 표를 행사한 국민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는 거죠. 오히려 다행이라고 봐요. 아마 이전의 10년과 같은 분위기가 계속됐다면 시민운동, 민주주의의 역사를 전수해 줄 사람도 없고 그 소중함이 뭔지 알지도 못했을 거야. 사회의식을 놓는 순간 이렇게 된다는 것도. 지난 몇년간 저축은행이니 뭐니 그렇게 난리가 났어도 아무 말도 안하고 산 거잖아. 미국 쇠고기 수입할 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미국 소가 들어오면 싸니까, 그래도 없는 사람들은 좋아하며 사먹을 거라고. 그 심리가 뭐겠어요. '저들은 조금만 배 채워주면 별 소리 안해요, 자기들 먹고 살기 바빠 절대 딴 데 정신 팔 틈이 없어요' 하는 거지. 내가 < 도가니 > 에도 썼지만 이 지저분한 성폭행 사건에 왜 무진시의 엘리트들이 달려드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게 핵심이죠. 그들은 가문의 일원이고, 다같이 뭉쳐서 서로 지켜주는 거죠." 

지영 누나는 본의 아니게 시사회 때 젊은 친구들에게 호통을 쳤다고 했다.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가 우리보다 얼마나 더 잘살았는 줄 아느냐고. 하지만 상류층의 부패 때문에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이런 식으로 상류층이 똘똘 뭉치는데 우리가 눈감고 있으면 어떡하느냐, 나는 많이 살았지만 앞으로 창창한 20대가 이렇게 눈돌리고 있으면 어떡하느냐. 영화를 보러왔다가 '잔소리'를 듣고 간 20대들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 "성희롱해도 또 의원 되고 여기자에 폭언 일삼는데 
그런 국회 뭘 기대하겠어" 
"난 약하지만 함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목격자가 늘고 있어 희망적이다." - 김제동 


-대중들이 각자 받아들이고 판단하는 몫이라는 게 있는데, 누나가 제시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런데 그렇게 호통치고 이야기하는 용기는 어디서 나와요? 

"생각하는 것을 그냥 말하는 거지. 난 평범하게 살려고 하는 아줌마라고. 이 아줌마가 피부로 느끼고 있으면 다들 느낄 거 아녜요. 난 특별히 정치의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도 이번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야만의 시대 같아요. 좌도 우도 아니고 상식과 몰상식의 대결. 

"상식과 몰상식, 양식과 무식의 대결이지." 

-성희롱한 사람을 다시 국회의원 만들어놓고 자기들끼리 죄 없으면 돌을 던지라잖아요. 

"이 사건이 예전에 「PD수첩」으로 방송된 적이 있었어. 요즘 다시 보기로도 많이 본다는데, 실제 가해자 8명에 수많은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죠. 소설이나 영화는 축소한 건데 현실이 더하다니 끔찍한 거고. 소리도 못 지르고 들리지도 않는 아이들의 장애를 전적으로 이용한 거잖아. 게다가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그런 사건이 2005년에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앞으로 이런 범죄는 공소시효도 없애고 가중처벌을 해야해요. 그럴려면 국회의원들이 발의를 해야 하는데 답답하죠. 영화에서 서유진이 말했던 것처럼 '발정난 나라'니까. 성희롱 했던 사람을 다시 국회의원 만들고, 여기자에게 까불면 맞는다고 하고.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뭘 기대하겠어요." 

-그런데 누나는 어떻게 이런 걸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원래는 다른 작품을 쓰려고 준비하던 중이었어요. 촛불시위 때인 것 같아. 기사를 봤는데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순간 청각장애인들의 울부짖음이 법정을 울렸다'는 구절이 나와요. 이상하잖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들이 울부짖었을까. 사건을 찾아봤는데 정말 기기묘묘해요. 이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자료를 찾아보고 광주로 내려갔죠. 당시 광주는 이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것처럼 절망감과 초토화된 울분만 남아 있었어요. 피해자들과 함께 3년을 싸웠던 분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 큰 승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위로하면서 열심히 취재했죠." 

-시사회 때 보니까 판사, 변호사도 많이 오셨던데요. 

"보고 나서 괜히 민망해서 괜찮으셨냐고 물어봤어요. 기독교인들에게 미안한 부분도 있고. 이번에 최고의 악역을 연기한 배우가 장로님이래요. 오히려 그분은 그래서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정말 하나님 잘 믿고 올바른 신앙을 갖고 있는 분들이 모독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런 영화는 필요한 거죠. 그런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죠? 

"지금 있는 시설이나 시스템만으로도 돼요. 문제는, 한번도 아무도 감시·감독하지 않았다는 거니까." 

-작가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어요? 

"나도 한동안 개인적인 부분에만 치중해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봤잖아. 부패하는 권력을. 한눈은 내 삶을, 한눈은 우리가 선출해서 권력을 위임해 준 그들을 봐야 해요. 눈을 떼고 있으면 그들이 우리를 성폭행하러 올지 모른다고 생각해야지. 지켜봐야해요." 

흥행이나 반응만 놓고 본다면 누나는 작가로서 행운이고 행복하다. 나 역시 코미디를 하는 사람으로서 코미디 소재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 행운이다. 동시에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불행한 시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건, 약하지만 함께 손을 잡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목격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 같다.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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